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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테고리 없음 2019. 2. 11. 22:52

    어릴적 내 꿈은 언제나 불바다 였다.

    그러고 나이를 먹고 안정이 찾아왔을때 불바다에 눈이 내렸다.

    차가운 눈이 쌓이고 쌓여 십 몇년만에 불이 꺼졌다.

    뭔지모를 안도감이 나를 오랫동안 감싸주었다.



    눈은 쌓이고 쌓여 회색 재가 사라지고 흰눈밭이 되었다.

    나는 눈밭에서 풍선을 가지고 노는것을 좋아했다.

    입에서 나오는 하얀 입김은 내가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럴때면 나는 한껏 환하게 웃으며 이빨사이로 입김 부는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는것 같다.

    언제부턴가 눈은 녹기 시작했다.

    눈밭이 얼음판이 되고 나는 곧잘 넘어지지 않는법을 익혔지만 얼음까지 녹아 물이 고인곳을 보면 그 구멍에서 언제라도 화염이 솓구쳐 다시 불바다로 휩싸일 것만 같았다.


    어느날은 풍선이 없어졌다.

    눈이 녹아갈수록 불안해하던 나는 아끼던 풍선이 없어지자 드디어 울음을 터뜨렸다.

    어떻게 다시 찾고 싶었지만 풍선이 불에 타들어가는 상상만이 머릿속을 가득 매웠다.

    나는 미친듯이 눈을 쌓기 시작했다.

    현실속의 나도 가능한한 오래 자고 꿈을 많이 꾸는게 내 생활의 최중요점이 되었다.

    눈이 다 녹아 사라지고 다시 불길이 치솟기 전에 단단하고 빙하처럼 거대한 얼음 벽을 쌓으려 했다.



    지치고 지치고 울음이 멈추었을때는 얼음은 온데간데, 눈도 전부 녹아버린 후였다.

    다행이도 불바다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물이

    물이 있었다.


    지금의 나는 꿈을 꾸면 물이 발목까지 차있다.

    가끔식 비도 온다. 3일내내 비가올때도 있었다.

    이곳이 얼마나 넓은지는 몰라도 물이 차오르는 정도를 보면 상당히 넓긴 넓은것 같다.

    미래를 생각하면 수영연습이라도 해야하는게 아닐까 싶지만 아직 이정도 깊이로는 바닥을 쓸고다니는것과 다를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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